휘발유가격이 ℓ당 82원 인상된 28일 오전 서울 양화대교 남단. 오전6시30분부터 8시까지 1시간30분 동안 양화대교 남단을 통과한 승용차를 중앙일보 취재진이 직접 조사한 결과 1천4백45대 가운데 74%인 1천65대가 1인탑승 차량으로 나타났다.
남산 1, 3호터널의 혼잡통행료 부담을 피해 차량들이 몰린 남산순환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3시간30분 뒤인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12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남산우회도로 통과차량 1천90대중 74%인 8백3대의 탑승자는 운전자 한 사람뿐이었다.
서울시가 집계한 27일 남산 3호터널 통과승용차 2만3천9백49대중 2인 이하 탑승으로 혼잡통행료를 지불한 차량은 70%인 1만6천8백21대나 됐다.
경제난과 고유가 (高油價) 속에서도 '나홀로 차량' 이 여전한 것이다.
나홀로 차량이 소비하는 휘발유는 외화와 직결된다.
거래특성상 도입 1백64일후 대금을 결제하는 원유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지연지급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추가돼 더 많은 외화가 유출된다.
올해 국내에 들어올 원유량은 7억5천여배럴로 배럴당 원유가격이 미화 20달러 (약 2천원) 정도지만 한달 평균 6% 내외의 이자만 따지도 수십억달러어치에 이른다.
휘발유 소비에 따른 외화낭비가 이처럼 엄청난데 국내 유류소비량 가운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엄청나다.
환경부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유류소비량 7천6백64만2천㎘ 가운데 자동차에 들어간 휘발유.경유는 각각 1천80만7천㎘, 2천4백64만7천㎘로 38.5%를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사용량의 82.2%가 자동차용이다.
녹색교통운동 김미영 (金美英.31) 실장은 "외국에 비해 차량 1대당 주행거리와 중.대형차량 비율이 높은 우리로서는 운행행태를 바꾸는 것이 유류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지적했다.
金실장은 '나홀로 차량' 의 운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거주지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전구간 카풀보다 버스정류장.지하철역등 환승장 사이를 동승하는 부분 카풀제를 적극 활용하며, 행정당국은 카풀차량에 대한 주차료 감면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혜수.주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