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엄습]下.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대책…기상硏 권원태박사 인터뷰(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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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부차원의 재해대책 기구가 구성되는등 국내에도 가위 '엘니뇨 열풍' 이 불고 있는데도 기상학자들은 정작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라는 근원적인 화두에 고민하고 있다.

기상청 장기예보를 담당하며 엘니뇨 대책반의 실무에 참여하고 있는 기상연구소 연구관 권원태 (權琬台.42) 박사도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할 만한 구체적인 연관성이 규명되지 못했고 이것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 라고 밝혔다.

- 구체적 연관성이 없는데 지나치게 법석거리는게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기상청이 상세한 온도.강수량등의 자료를 보유한 50년 이후 엘니뇨가 발생한 해는 15차례였다. 기상현상과 엘니뇨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규명하기엔 횟수가 많지 않으나 상관경향은 드러난다."

- 어떤 경향인가.

"한반도에 미치는 기상요인중 엘니뇨만의 순수한 영향력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엘니뇨 해엔 몬순이 약화돼 9월 강수량이 적고 12월 난동이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이므로 치수 (治水) 등 대책 마련은 절실하다."

- 우리의 경우 엘니뇨 연구가 기상예측으로만 끝나는게 아닌가.

"미국등 각국은 엘니뇨에 의한 기상 예측은 물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엘니뇨 해에 농수산물 생산량의 변화.질병 창궐등의 여부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상과 생물.농업.의학등 인접 학문과의 교류를 통한 공동연구가 절실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차원의 대책기구 설치는 다행스런 일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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