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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안 타는 초일류 기업들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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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례없는 세계 경기 불황에 어려움을 겪거나 침몰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맞아 공격적인 경영혁신으로 오히려 경쟁업체를 제치고 성장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경영 노트’에서 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월마트·맥도날드 등 초일류 기업의 사례를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상범 수석연구원은 “과거의 제품이나 사업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는 혁신능력과 타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탁월한 원가·기술 등 경쟁력이 이들 업체의 성공비결”이라며 “초일류 업체는 혁신·경쟁력을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리더십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성장의 한계를 혁신의 계기로=대표적인 미국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2007년부터 성장이 멈추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 점포당 매출증가율이 경쟁업체인 타깃이나 코스트코에 훨씬 뒤지면서 주가도 많이 빠졌다. 창립 이래 월마트를 상징한 ‘저가 전략’에만 집착, 소비자의 수요 변화를 따르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문제를 파악한 월마트는 고급 브랜드인 ‘조지’ ‘메트로7’ 등을 매장에 들이고 유명 스타를 광고모델로 쓰는 등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월마트는 싸구려’라는 고정된 인식을 벗어버리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2007년 하반기부터는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되찾았다. 2008년 들어 미국 경기가 나빠지자 이번에는 반대로 장기인 할인경쟁을 선도하고 나섰다. 저렴한 자체상표(PB)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선제 대응으로 미국 유통업체의 매출이 줄어드는 최근에도 월마트 매출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선제 대응이 중요=맥도날드도 과거 제품과 서비스로는 한계에 이르자 과감하게 틀을 바꿨다. ‘패스트푸드’의 상징인 맥도날드는 2000년 이후 ‘웰빙’ 흐름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봤다. 맥도날드가 ‘미국 자본주의의 폐해’를 상징하게 되는 바람에 각국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맥도날드는 ‘양에서 질’로 탈바꿈하는 과감한 혁신으로 이를 극복했다. 2003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요리혁신팀’을 만들어 수천 가지의 요리를 실험한 끝에 닭고기로 만든 저칼로리 간식 ‘스낵랩’과 스타벅스를 타깃으로 고급 원두를 쓴 ‘맥카페’ 등 히트작을 내놨다. 이렇게 ‘고품질’ 위주로 체질을 바꾼 맥도날드는 다시 불황이 오자 강점인 저가격을 내세워 대형 외식업체 중 거의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BM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장했다. 과거 컴퓨터의 대명사였던 이 회사는 PC가 대중화되자 정보기술(IT) 서비스업으로 탈바꿈했고, IT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자 개별 기업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강화한 ‘온 디맨드 비즈니스 모델’로 활로를 뚫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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