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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졌네] 일산 백석역 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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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가다 일산 나들목에 들어서면 10~15층짜리 건물 숲이 눈에 들어온다. 일산 신도시 초입에 조성된 '백석역 오피스텔타운'이다. 현대밀라트.동문굿모닝힐 등 5500여실의 오피스텔.오피스빌딩이 들어섰다. 3300여실은 내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 중이다. 빈 땅이던 백석역 일대가 8800여실의 대단위 오피스텔타운으로 바뀌게 됐다. 그러나 공급 과잉에다 경기 침체가 겹쳐 이곳 오피스텔 시장은 썩 좋지 않다. 입주율이 낮고 분양가를 밑도는 매물도 많다.

◆일산 대표 '임대타운'자리잡아=이곳에는 1995년 일산 신도시가 준공된 뒤 7년 남짓 건물이 거의 들어서지 않았다. 지하철 3호선 백석역이 있는 데도 역세권 개발은커녕 허허벌판이었다. 토지공사가 분양한 상업용지가 팔리지 않아서다. 토공 일산사업소 심흥기 과장은 "일산의 끄트머리여서 유동인구가 적고, 외환위기가 닥쳐 1999~2000년에야 오피스텔 부지로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현재 일산의 대표적인 임대타운이 됐다. 타운빌공인 문귀옥 사장은 "입주자는 20~30대 신혼 부부.독신자가 대부분"이라며 "30평 이상은 주거 전용률이 75% 이상이어서 일산의 일반아파트에서 옮겨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02년 11월 밀레니엄리젠시(308실)를 시작으로 현대밀라트1, 2차(1285실).동문굿모닝힐1차(688실) 등 대단지가 속속 입주했다. 다음달에는 동문2차 1542실이 주인을 맞는다. 동문건설이 지은 오피스텔(3곳), 오피스빌딩.복합상가(3곳)는 연면적만 10만여평에 달해 '동문타운'으로 불릴 정도다. 공공기관으로는 증권예탁원.한전 고양지사.고양우편집중국 등이 들어서 있다.

◆입주율 낮고 시세는 게걸음=공급 과잉 여파로 백석역 일대 오피스텔 매매가와 임대료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일산에는 지난 2년간 1만5000여실의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매매가는 밀라트1차.브라운스톤 등 일부 단지를 빼고는 분양가 수준이거나 그 이하다. D오피스텔 16평형의 경우 분양가(7400만원)보다 1000만원 싼 값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동문공인 임귀자 사장은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500만~1500만원 싸게 나와도 거래가 잘 안 된다"고 전했다.

입주율도 대부분 낮다. 지난해 입주한 밀라트1차.동문1차는 90% 이상 찼지만 올 들어 입주 중인 대방.성우.영림 등의 평균 입주율은 50% 선에 그친다. 동문타운공인 이택기 사장은 "매매는 거의 안 되고 임대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중도금 무이자 등의 조건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 본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임대료도 1년간 거의 변동이 없다. 16~18평형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40만원이다. 전셋값은 4000만~4500만원이다. 상가도 1층 중개업소를 제외하고는 빈 점포가 즐비하다. 이 때문에 일부 남은 땅에 오피스텔을 지으려던 업체들은 고민이다. 동문건설 김시환 이사는 "공급이 많은 소형보다 40평 이상 오피스텔이나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동인구 늘어야 빛 본다=일산고속버스터미널 완공으로 유동인구가 늘고 내년 상반기 오피스텔 입주가 마무리돼야 백석역 일대 부동산 시장은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연면적 3만4000평 규모의 일산터미널은 이르면 내년 말 백석동에 들어선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투자 목적으로 일산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은 터미널 부지 주변에 상권이 형성돼 신규 수요가 생기고 빈 오피스텔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고려함 직하다"고 조언했다.

백석동에서 가까운 고양시 대곡역을 오는 2008년까지 지하철 9호선 연장선과 잇기로 한 것도 이곳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호재다. 밀라트1차 주민 박선미(32)씨는 "터미널이 들어서고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면 신흥 오피스텔타운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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