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질문에만 대답하라” 유통업계 응대방식 바꾸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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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손님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지 마라. ' 백화점등 유통업체의 고객응대 전략이 이런 쪽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들은 쇼핑할 때 판매원이 가까이 와서 이것저것 권하면 심리적 압박을 받기 때문에 자유로운 쇼핑을 선호한다.

혼자서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그때 판매원을 부른다는 것. 때문에 괜히 친절하게 한답시고 자세하게 묻고 설명하는게 오히려 손님을 질리게 하므로 자제하라는 것이며, 유통업체들은 고객응대방식 및 매장진열을 '방임형' 으로 수정하고 있다.

신세계.그레이스등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들은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매장 입구보다 매장 안쪽에서 대기할 것▶통로고객이 매장에 완전진입하기 전에는 눈길을 주지 말 것▶스스로 상품을 둘러볼 시간적 여유를 줄 것▶어떤 상품을 원하느냐는 물음을 자제할 것 등을 교육시키고 있다.

'엘리자베스 아덴' 화장품은 지난 9월부터 아예 매장을 기존의 '일자식 폐쇄형' 에서 '개방식' 으로 고쳤다.

일자식은 진열대 뒷쪽에 판매사원들이 서 있다가 손님들에게 물건을 꺼내 설명하는 스타일. 그런데 이 방식은 손님들에게 부담을 주는 반면 자유롭게 물건을 배열한 개방식은 고객들이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다는 것. 이 회사 권현정 마케팅부장은 "도난 우려도 있지만 지난해 뉴욕 메이시스백화점 시범매장에서 이 방식을 도입해본 결과 30%의 매출증대 효과가 있었다" 면서 "국내에서도 내년까지 전국 24개 백화점 매장을 이런 식으로 바꿀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방종태 머천다이징 컨설턴트는 "소비자들은 물건을 오래 고르다가 사지않을 경우 심리적 부담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장에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다" 면서 "소비자들의 상품선택권이 강화된 만큼 앞으로 진열.접객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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