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떨어진 북 로켓 끝까지 찾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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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의 순시선이 5일 아키타현에서 서쪽으로 330㎞ 떨어진 해상에서 북한 로켓 낙하물을 회수하기 위해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키타 AP=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일본 북부 아키타(秋田)현 서쪽 330㎞ 지점에 떨어진 북한의 로켓 낙하물 회수에 나섰다. 방위성은 1단계 로켓의 낙하물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지역의 해수면이 변색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중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6일 보도했다. 해상 자위대 초계기(P3C)가 5일 오후 로켓이 통과한 뒤 이 지점의 바닷물 색깔이 폭 50m, 길이 3㎞에 걸쳐 주변보다 연하게 변해 있는 것을 두 차례 확인했다는 것이다.

방위성은 “바닷물 색이 달라진 것이 추진체 낙하의 영향인지는 아직 최종 확인하지 못했지만, 변색한 지점 주변에 추진체가 가라앉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수심은 3㎞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로켓 엔진을 회수하면 노즐 구조, 연료 종류 등을 근거로 북한의 로켓 기술력을 분석하고, 어느 국가의 부품이 사용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이란·파키스탄·시리아 등이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협력해 왔고, 발사 현장에는 옛 소련 붕괴 당시 북한으로 들어가 장기 체류 중인 러시아 기술자들이 직접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낙하물 요격을 위해 동해에 배치한 이지스함 2척과 지상 레이더 등을 동원해 로켓의 궤도와 낙하물을 끝까지 추적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발사 직후부터 궤도를 추적했지만 로켓이 불과 7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하면서 낙하물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알루미늄 등으로 만들어진 낙하물은 크기가 2~3m에 달할 수도 있지만 바다에서는 한 점 조각에 불과해 레이더 추적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장기화하더라도 낙하물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의 우주 전진 기지인 남부 다네가시마(種子島)에서는 인공위성을 발사한 후 떨어진 낙하물을 확보하는 데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해상에 떨어진 낙하물이 파도에 표류한 끝에 수개월 후 일본의 다른 해안 지역에서 발견될 때도 있다. 일본 정부가 북한 로켓을 회수하려는 지점은 공해상이어서 국제법상 제약은 없다.

일본은 1999년 발사 실패로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의 지치지마(父島) 북서부 380㎞ 공해상에 추락한 H2로켓 8호기의 1단계 엔진을 회수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 해양과학기술센터는 무인탐사기를 투입해 수심 3㎞ 해저에서 이를 발견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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