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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 석면 쇼크 … 생활 속에서 피할 곳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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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식약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덕산약품공업에서 원료를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304개다. 이 중 100여 개는 제약업체며 나머지는 의료기기나 병·의원이다.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용 장갑을 들러붙지 않게 하거나 진액을 건조시키려는 목적으로 탈크를 사용한다. 식약청은 이들 업체에 탈크가 유통된 경로가 확인되는 대로 자진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6일 서울 녹번동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원이 현미경을 이용해 화장품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탈크의 석면 오염 여부를 실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과 유무영 과장은 “실제 약품이나 의료기기에 쓰는 탈크 양이 매우 적어 완제품의 유해성은 판단하기 어렵다”며 “약품은 당장 치료 중단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유해하지 않은데도 판매 금지되면 환자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6일 오전 국립독성과학원과 공동으로 1차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서 “석면에 오염된 탈크에 대한 인체 유해성이 입증된 것이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식약청은 이와 함께 국내에서 탈크 원료를 제조·수입하는 모든 업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덕산약품공업 외에 7개 업체의 원료에서 석면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탈크는 화장품과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식약청은 이 탈크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식약청 강기후 대변인은 “(주)영우켐텍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체는 덕산약품공업의 탈크를 재공급하는 도매 업체이기 때문에 추가 조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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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섬유 모양을 한 광물로 열에 강하고 마모가 잘 안 되는 등의 특성이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그동안 슬레이트를 비롯한 건축자재와 브레이크 라이닝의 재료 등으로 사용돼 왔다. 석면은 크게 여섯 가지 종류가 있다. 청석면과 갈석면은 독이 강해 1996년 이후 사용이 금지됐다. 트레몰라이트·액티노라이트·안소필라이트는 상품성이 적어 거의 쓰이지 않았는데 2003년에 사용이 금지됐다.

◆탈크=베이비파우더와 화장품·의약품 등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것은 이들 제품에 ‘탈크(talc)’라는 원료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탈크는 우리말로 활석이다. 초등학교 시절 과학시간에 표면이 가장 무른 암석이라고 배운 광물질이 바로 활석이다. 탈크의 주요 성분은 마그네슘으로 불에 잘 타지 않고 열과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으며 분말끼리 잘 달라붙지 않게 하는 성질이 있다. 문제는 탈크가 자연 상태에서 석면을 함유한 사문암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탈크를 가공할 때 석면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들은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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