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경일도 중국화…석가탄신일 ·노동절 99년부터 경축일 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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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홍콩의 중국 회귀에 이어 홍콩의 법정 공휴일도 '중국화 (中國化)' 가 시작되고 있다.

홍콩 특별행정구는 최근 99년부터 석가탄신일 (음력 4월8일) 과 노동절 (메이데이.5월1일) 을 새로운 경축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홍콩의 연간 법정 공휴일수는 17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기존 공휴일중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시작된 선물의 날 (크리스마스 다음의 첫번째 평일) 과 부활절 관련 경축일이 우선적인 폐지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홍콩 정부가 석가탄신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영국 식민지 시대부터 계속되던 기독교의 관습과 결별하고 '아시아적 가치' 와 '중국화' 를 고취시키고 싶어하는 둥젠화 (董建華) 행정장관의 의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교도인 董장관은 얼마전 일본의 연하장과 같은 형식으로 홍콩에서 유행했던 크리스마스카드를 더 이상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콩의 불교신자는 인구의 10%를 다소 넘는 약 80만명 정도지만 홍콩특별행정구 정부교육국의 장젠중 (張建宗) 부국장은 "불교는 동양의 주요한 종교며 석가탄신일은 중요한 축제일" 이라고 강조, 종교에 대해서도 역시 '중국화' 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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