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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자가진단 포인트]의식장애…얼굴 일그러지면 뇌졸중 증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의식장애는 엄밀히 자가진단을 할 수 없는 증상이다.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판단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 의식장애만큼 분.초를 다퉈야 하는 응급상황도 없다.

대부분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여유없이 현장에서 즉각 대처해야 생명을 구하는 질환도 있다.

당뇨환자인 K씨 (55)가 그런 경우. 식중독으로 끼니를 걸렀던 그는 평소와 같이 당뇨약을 먹고, 길에 쓰러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변에 있던 당뇨환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쵸콜렛을 입에 넣어 극적으로 소생한 것. K씨의 얼굴이 창백한데다 식은 땀으로 피부가 촉촉히 젖어있는 것을 보고 저혈당에 의한 쇼크로 판단했던 것이다.

졸도나 실신의 원인은 무수히 많지만 생명을 다투는 질환은 크게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과 당뇨병성 혼수와 같은 대사장애를 들 수 있다.

뇌졸중은 얼굴이나 신체 한쪽이 일그러지거나 마비.감각장애가 오는등 비대칭적인 것이 특징. 경희의료원 신경과 장대일 (張大一) 교수는 "뇌출혈은 과로.흥분.순간적인 운동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로 낮에 발생하지만 뇌경색은 밤에 조용히 진행되어 아침 잠자리에서 발견되는 수가 많다" 고 설명한다.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터지는 뇌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은 머리속에서 '수류탄이 터지는듯한 두통' 이 전조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감별이 비교적 쉽다.

이같은 혈관성 의식장애는 늦어도 6시간 이내 병원을 찾아야 완치가 가능하다.

만성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은 우리몸의 노폐물이 걸러지지 않아 뇌에 독성을 주는 증상으로 몸에서 생선비린내가 심하게 나는 것이 특징. 저나트륨혈증은 전형적인 증상은 없지만 평소 콩팥기능이 나쁘고 음식섭취가 부실한 노인의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이밖에도 뇌수막염이나 장티푸스등도 증세가 심해지면 의식을 잃을 수 있는데 감염에 의한 질환은 반드시 심한 열을 동반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고대의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김형규 (金亨圭) 교수는 "환자가 실신했을 때 평소 어떤 지병이 있었는지, 편측성 마비등 증상이 어떠했는지, 쓰러지기전 두통등 통증을 호소했는지, 이전에도 종종 의식을 잃었었는지를 알아 담당의사에게 알려주면 응급처치에서 시간을 벌 수 있다" 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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