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란제회장 '김정일 초청' 의미…북, 고립벗으려 응할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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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이 '북한 끌어안기' 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축구 단일화 문제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벨란제 회장이 23일 출국하기 앞서 "내년 월드컵 개막식에 김정일 북한 총비서를 초청하겠다" 고 밝혀 앞으로 북한이 이같은 FIFA의 요구사항에 어떻게 응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일 총비서가 아벨란제 회장의 초청에 응할 경우 내년 프랑스월드컵 개막식에서 남.북한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국제적인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아벨란제 회장의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아벨란제 회장은 또 "오는 2002년 월드컵 개최지중 한곳을 평양에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 며 10만명 수용의 평양 능라도 경기장을 거론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아시아축구연맹 (AFC)에서 준비중인 '북한돕기 자선축구대회' (내년초 예정)에 대해서도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 고 강조했다.

아벨란제 회장의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북한을 세계무대로 끌어들임으로써 한반도 통일 분위기조성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론 FIFA의 이같은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남.북한 화합에 큰 도움이 될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장 남.북한 축구단일팀 구성문제와 2002년 월드컵을 비롯, 한국의 유치 가능성이 높은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등에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이 가시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아벨란제 회장이 과거 노벨 평화상 후보에 두번씩이나 올랐던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년 7월 임기가 끝나기전 마지막으로 남북화합에 기여함으로써 노벨 평화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벨란제회장은 지금까지 북한을 네차례나 갔다왔으며 내년 상반기중 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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