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콜롬비아 한국전참전장교회장 카이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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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아 기쁩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했던 한국이 이처럼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제22차 세계재향군인회 총회 참석차 방한한 프란시스코 카이세도 (69.예비역 대령) 콜롬비아 한국전참전장교회장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카이세도는 한국전에 중남미국가중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견한 콜롬비아군의 일원으로 51년 6월 참전, '호랑이 소대장' 으로 용맹을 떨치며 혁혁한 전과를 올려 52년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휴전이 되고 콜롬비아군이 모두 철수한 55년 한국전참전장교회가 결성되면서 그는 회장을 맡았다.

카이세도는 참전기간에 기록해둔 전투일지와 한국에서의 체험을 엮어 62년 한국전참전기 '만세' 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당시 그가 일선 소대장으로서 겪은 전투는 물론 이방인으로서 체험한 한국문화와 생활상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당시에는 전투중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 매일 일기를 썼다.

하지만 이것을 책으로 내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목숨을 걸고 싸웠던 참전장병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최근까지 3판을 거듭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75년 대령으로 전역한 카이세도는 현재 삼성그룹이 한국전참전장병 자녀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한국.콜롬비아장학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김일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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