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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신바람]유통업체 '상시채용' 늘어…전문인력 제때 확보등 이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유교 (儒敎) 문화권에 있는 한국.일본기업들이 서구기업들과 다른 것중 하나가 인력 채용방법이다.

서구기업에는 한국.일본처럼 필기시험이나 대규모 공개채용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을 인사권자 (디렉터) 들이 뽑는다.

하지만 이제 일본기업들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미국등 서구 기업처럼 상시채용방식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방식을 전환한 닛산자동차.아사히화성공업에 이어 올해는 다이에이.일본IBM까지 상시채용에 가세, 일본의 최대 취업시즌인 4월을 썰렁하게 만들었다.

1년단위로 이뤄지는 공채 (公採) 방식은 기업 여건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결과적으로 인력공급 과부족을 빚기 쉽고, 전문화된 인력을 제때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시채용으로 돌아선 이유. "능력위주 평가를 어렵게 하고 비공채인력에 대한 배타적인 조직문화로 회사전체의 생산성.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제도 있다" 는 점도 변경의 또다른 이유다.

국내에서도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상시채용방식을 도입하는 업체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력을 대거 채용할 여력이 없는 탓도 있지만 대부분 '취업시즌이 겹쳐 우수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려운데다 실력검증이 안됐고 막대한 초기교육비등이 투자되는 대졸 신규직원보다는 동종업계의 우수인력을 스카웃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는 점을 내세운다.

문제는 이 부분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 올해 수시채용을 시작한 대기업 Y사 관계자는 "아직도 공채만을 투명한 인력채용 절차로 생각하고 공개채용자만 몇기 (期) 하는 식으로 대우하는 현 기존질서와도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선후배간 존대어 문제가 걸려있어 일본보다 변화가 어려운 것 같다" 고 실토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향후 정기 공개채용 완전철폐, 선후배간 존댓말 쓰기 운동, 부장에 채용권한 부여등을 통해 연공서열제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런 실험들이 과연 업계에 어떤 식으로 파급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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