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1순위 1번지명 조지프 벤저민 스트롱4세 인생역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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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62년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 태생의 흑인선수. 두번이나 야구를 때려치우고 평범한 삶을 살려했던 주인공. 친구의 자살과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이혼. 야구 때문에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려야 했던 그는 야구의 꿈 하나만 가지고 태평양을 두번이나 건너야 했다.

아기곰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조지프 벤저민 스트롱 4세. 84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아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그는 89년까지 6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90년 대만으로 건너간 그는 3년동안 43승을 올리며 대만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대만에서의 성공으로 자신을 얻은 그는 93년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리플A팀 라스베이거스 스타스로 옮겼다.

그러나 벽은 높았다.

다시 마이너리그로의 강등, 3년을 그렇게 보냈다.

그러나 95년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으로 그는 좌절에 빠졌다.

야구고 뭐고 싫었다.

그러나 돈을 벌어야 했다.

할 줄 아는 것은 남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 결국 그는 96년 다시 대만으로 건너갔다.

새로 생긴 대만메이저리그 (TML)에서 뛰었다.

다시 좌절의 벽. 승부조작과 관련돼 절친한 친구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야구가 싫어졌다.

미국으로 돌아왔다.

워싱턴주 시애틀. 두 자녀와 함께 생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야구가 하고 싶어졌다.

혼자서 뛰고 혼자서 자신을 채찍질했다.

14일 1순위 1번 지명은 서른다섯의 그에게 마지막 도전이다.

운명의 신은 두번도 모자라 세번째 태평양횡단을 그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숱한 좌절에 굴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려온 조 스트롱. 그의 빠른 공은 이제까지 쌓여있는 설움을 날려보내는 도전의 징표다.

세인트 피터즈버그 (플로리다주)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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