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의료보험조합 통합 무얼 뜻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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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역 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및 사립학교교원 의보관리공단의 통합이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우리나라의 의보제도는 조합주의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직장조합과 통합주의 방식의 조합이 양립하는 구도를 갖게 됐다.

여야가 의보조합의 통합을 결정한 것은 현행과 같은 개별 조합식 운영으론 위험분산과 소득 재분배등 사회보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백27개 지역조합 (가입자 2천2백69만명) , 1개 공무원.교원 의보공단 (4백88만명) , 1백45개 직장조합 (1천7백3만) 등 3백73개 조합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종사자수는 1만7천여명. 이같은 독립채산제 구조 속에서 특히 저소득층 대부분이 포함돼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조합은 빈사상태에 빠졌으며 조합원들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있다.

직장의보조합이 96년말 현재 2조6천억원의 누적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지역조합은 만성 적자로 인해 98년기준 약 1조1천억원의 국고보조로 현상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의료보험 대상자보다 더 절박한 생활보호.의료보호대상자에게 소홀해지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다.

96년 기준 지역조합에 가입한 도시 주민의 개인별 월평균 보험료는 1만8천1백44원으로 직장조합 소속인 근로자의 1만4천8백31원보다 22%나 많은 액수다.

지역조합 가입자들은 이사등으로 조합을 바꿀 경우 같은 소득.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개별 조합의 여건에 따라 한달 보험료가 1만원이상 차이가 나며, 못사는 지역 주민이 잘 사는 지역 주민보다 보험료를 오히려 더 많이 부담하고 있는 형편이다.

새 제도가 시작되면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으로 통합되는 지역조합은 만성적인 재정 불안정 상태에서 벗어나고 조합원간 소득 재분배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국적 온라인 전산망 가동이 가능해 2천~4천명의 인력 감축요인이 발생하는등 관리운영의 효율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지역조합 간부들이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어 시행과정에서의 마찰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가시화한 지역과 공.교공단의 1단계 통합 (재정은 분리)에 이어 직장조합까지를 하나로 묶는 2단계, 재정까지를 통합하는 3단계 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어 통합의 파고는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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