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제품서 가구·의류등 같은 업종끼리 공동상표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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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가파치.가보로.코끼리.아낌없이 주는나무.청풍명월.로자리안.각시번…. 공동상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구두.핸드백등 가죽제품에서 시작된 공동상표가 최근에는 가구.의류.쌀.목공예품뿐 아니라 이삿짐 운반등 서비스상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처음에는 중소기업 조합을 중심으로 공동상표가 나왔으나 요즘은 지방자치단체.개인등이 앞장서 참여 업체를 모으고 작명에 나서는등 움직임이 다양하다.

현재 시중에서 통용되고 있는 공동상표는 어림잡아 20가지.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가게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 8월에는 충청지역 중소신발업체들은 계룡신발사업협동조합을 구성하고 '봄봄' '오파스' 등 두개의 공동상표를 만들었으며 남.동대문 상인협의회는 의류 공동상표인 '오브마르쉐' 를 내놓았다.

충청남도는 지난달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에 사용하기 위해 '청풍명월' 을, 부산시는 신발.의류.스포츠용품 용으로 '테즈락' 을 공동상표로 정했다.

'이천쌀' 도 경기도 이천에서 나오는 쌀의 공동상표이다.

기존 공동상표의 매장도 크게 늘어 지난해말 경기도 일산에 1호점을 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가구) 는 1년도 안돼 대형 매장을 6개로 늘렸고, 서울시 가구공업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가보로도 최근 5개 매장을 오픈했다.

공동상표가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중소기업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공동 구매.판매및 대대적인 판촉.홍보가 가능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판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원가 하락및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산자.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의 부작용도 있다.

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의 '귀족' 구두는 대표적 공동상표로 정부가 전면지원까지 했지만 경영부재에다 조합원간 불협화음까지 겹쳐 결국 부도로 끝났다.

대전지역 가죽의류 공동상표 '세누피' 도 회원사 부도.자금회전등이 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 개인 업자가 중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해준다며 공동상표를 만든후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경우도 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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