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명예퇴직.정리해고로 주부사원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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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 D백화점 식품부에 근무하는 주부 朴모 (39.북구침산동) 씨는 요즘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어느때 보다 편하다.

올해초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하루 하루를 고통속에 보내다 최근 백화점 주부사원 모집에 응시, 합격해 어엿한 직장인이 됐기 때문이다.

朴씨는 "월급은 60여만원이지만 내가 일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남편도 든든해 하는 것 같다" 며 "남편이 일자리를 찾은 뒤에도 계속 근무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불황 여파로 명예퇴직.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주부들이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대구 D백화점의 경우 주부사원은 7백23명 (시간제 5백5명.정규직 2백18명) .지난해 5백44명 (시간 4백50명.정규 94명) 보다는 32.9% 늘어났다.

특히 얼마전 주부사원 채용때는 50명 모집에 2백50여명이 몰려 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백화점 유통담당 김준엽 (金俊燁) 씨는 "최근의 불황을 반영해 사원모집에 주부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다" 며 "주부사원들을 채용할 경우 임금이 정규 여사원의 60~70%에 지나지 않아 회사로서도 이익" 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D백화점도 주부사원들의 취업 문의가 잇따라 2백30명이던 주부사원을 올들어 2백50명으로 늘렸다.

이와함께 보험영업직인 생활설계사 시험에도 주부들이 몰려들고 있다.

삼성생명 대구총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매달 2백60여명이 취업을 지원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매월 1백명이 늘어난 3백60여명이 지원하고 있다는 것. 이 회사 영업팀 진영송 (陳映松) 과장은 "지원자의 상당수가 남편의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경우" 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관련 강좌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대구시북구노원동 대구여성회관의 기술교육강좌 가운데 급식조리반, 제과.제빵반등의 강좌는 경쟁률이 2~3대1에 이른다.

또 삼성금융플라자 문화센터가 다음달 4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개설할 '조정환박사의 돈버는 경제교실' 은 주부상대 재 (財) 테크강좌. 경북대 조정환 (曺廷煥.경영학부) 교수가 강의를 맡는 이 강좌에서는 경제전반에 관한 상식.금융상품 투자방법.소자본 창업.소점포경영.부동산투자방법등 불황시대의 각종 돈 버는 방법이 소개되며 다음달 5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한다.

(250 - 4200~6.3개월 수강료 4만2천원)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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