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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쌍방울 매각부진 연고 잘못 둔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미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플로리다는 야구와는 거리가 먼 고장이었다.

메이저리그가 생긴 뒤 1백17년이 경과한 93년에야 마이애미를 본거지로 한 플로리다 말린스가 생겼을 정도다.

마이애미는 야구를 국기로 삼는 쿠바와 거리상으로 가까운데다 남미 이주민이 많아 야구열기가 뜨거워졌고 그 열기가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풋볼 스테이트' 였던 플로리다는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 참여하는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가세로 '베이스볼 스테이트' 가 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용병수입을 돕고 있는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관계자들과 현지 주민들도 자신들이 메이저리그팀의 주인이 된다는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이같은 분위기와 정반대의 소식이 국내에서 들려왔다.

쌍방울의 드래프트 포기 결정이다.

쌍방울의 용병수입 포기는 모그룹의 자금난 때문이다.

그러나 쌍방울구단을 사려는 기업만 있었어도 용병수입까지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구단을 사려는 기업이 없는 것은 최근 국내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쌍방울구단 자체가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쌍방울이 상품성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순전히 열악한 프랜차이즈 탓이다.

프로야구가 함께 살려면 쌍방울의 프랜차이즈를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볼 때다.

다른 7개구단도 자기이익만 챙길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최근 경기도성남.분당엔 2개 고교팀이 창단, 현대의 자원이 부쩍 늘어났다. 또 부산.경남을 독차지하고 있는 롯데와 서울의 LG.OB는 다른 팀에 비해 연고지역이 넓고 자원도 풍부하다.

이렇게 풍부한 자원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고집하면 프로야구의 발전은 더이상 불가능 할 것이다.

세인트 피터즈버그 (플로리다주)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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