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베트남 의장 만찬서 박연차 처음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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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검찰청 소환조사를 받은 한나라당 박진의원이 28일 검찰청사를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한나라당 박진(서울 종로) 의원은 29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처음 본 것은 베트남 국회의장 환영 만찬이었다”며 “평소 안면이 있던 모 기업 C회장이 불러서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27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박 회장과 대질신문도 했다. 박 의원은 “C회장과는 정권인수위 시절 친분이 생겼는데 지난해 3월 ‘베트남 국회의장이 서울에 와 환영 만찬을 하니 외교통인 당신이 와서 축사를 해 달라’고 해 행사장에 갔다”며 “그때 헤드테이블에 박 회장이 있어 처음 인사했다. 명함에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돼 있더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대질신문에서 “축사가 끝난 뒤 고마워서 박 의원을 쫓아나가 행사장 복도(신라호텔 3층)에서 박 의원에게 미화 2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박 의원은 “왜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우느냐”고 물었고, 박 회장은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 내 탓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박 회장이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중얼중얼 같은 말만 반복하더라”고도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거듭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18대 총선 직전, 그것도 사람이 많은 호텔 복도에서 돈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검찰이 박 회장이 다른 사람 2명의 명의로 내게 후원금을 냈다고 하더라. 나는 알지도 못했고, 설령 박 회장이 직접 후원금을 냈더라도 영수증 처리를 한 이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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