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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매니저]새 사령탑에 암스트롱 회장 전격 발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제너럴 모터스 (GM) 그룹의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지난달 20일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통신기업 AT&T의 사령탑으로 전격 영입된 마이클 암스트롱회장 (59) . 미국 언론은 그의 회장직 발탁을 두고 '아메리칸 드림' 의 전형적 사례라며 대서특필했다.

그는 AT&T의 1백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영입된 전문경영인이어서 관심은 더욱 크다.

디트로이트의 평범한 샐러리맨 가정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마이애미대를 졸업한 그는 IBM의 컴퓨터 세일즈맨으로 출발, 30년만에 IBM의 해외담당 부회장까지 오른 집념의 인물이다.

지난 92년 방위산업 예산삭감의 영향으로 군수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 휴즈사를 맡은 그는 사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의 방산 (防産) 부문을 대폭 정리하고 민수용 전자통신쪽으로 발빠르게 사업을 다각화시켰다.

신규 사업 진출의 실패위험을 떠안으면서 업종 자체를 바꾼 것이었다.

원가절감을 통한 이익 증대의 명분을 걸고 기존 임직원중 4분의1을 해고했다.

리스트럭처링 (사업구조 조정) 의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휴즈사는 경영난에서 벗어나 미 방산업계에서 처음으로 주력업종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가 AT&T에서 위기해결능력을 발휘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80년대중반 계열사였던 벨사 (社) 의 분리이후 AT&T의 사세는 날로 약해지고 있으며, 통신시장 개방으로 국내외 시장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AT&T는 매출액으로 따져 세계 10위의 공룡기업으로 휴즈사와는 규모부터가 다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그는 이번주초 열린 이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고통분담' 과 '고객지상주의 영업방침' 을 경영의 좌우명으로 내걸었다.

비용절감을 위한 인원정리와 과감한 사업구조 조정을 강조하고 있어 벌써부터 사내외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조만간 신용카드사업등 적자부문을 매각하고 영국의 브리티시 텔레콤 (BT) 등에 맞서 통신업체 인수합병전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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