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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당이 넘어야할 산…'백화점식 조직' 융화가 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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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인제 전경기지사의 국민신당이 4일 공식 출정식을 가졌다.

공당 (公黨) 의 위상을 비로소 갖춘 것이다.

높은 여론 지지율 하나로 그동안 비중있는 대선후보로 대우받아온 李후보였다.

신한국당을 탈당해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도 사실상 그는 인큐베이터속의 예비후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말타고 전장에 나선' 형국이 됐다.

숱한 도전과 검증을 견뎌내야 한다.

어쨌거나 국민신당은 DJP에 이은 지지율 2위라는 유리한 위치에서 출항했다.

'세대교체' '국민참여' 라는 모토를 강점으로 한다.

안정과 개혁이란 두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경쟁상대는 소위 '구정치' 로 상징되는 야권의 DJP연합과 '역대 최약체 여당' 이다.

'새로운 리더십' 을 표방하며 '여권성향의 야당' 이란 인상을 유지해온 신당으로서는 결코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신당과 李후보는 앞으로 넘어야할 굵직한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李후보 개인의 지지도라는 무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국상황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하고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당차원의 실력이 필요하다.

우선 지각 출발한 정당으로서의 조직.체제정비가 급선무다.

소위 '국민정당' 이란 정치실험까지 해야하는 입장이다.

정강정책과 당헌 당규는 우리 정당문화에 생소한 요소들을 여럿 담고 있다.

대통령과 당총재직 분리, 책임총리제및 상향식 공천제, 총재 권한행사의 최고위 의결등 집단지도체제의 정착여부가 관건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선 때까지 정치권과 비정치권의 전문가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참여시켜 조직을 급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정책과 공약의 개발.검증에 들어간 경쟁정당들을 자칫 뒤쫓아가다 끝날 공산도 없지 않다.

인력이 충원된다 해도 다른 과제가 또 있다.

출신이 제각각인 '외인부대' 성격의 조직이 얼마나 매끄럽게 굴러갈 것이냐다.

사람 모으기 과정에서 벌써부터 "편가르기와 충성경쟁 조짐이 나타난다" 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李후보및 당에 쏠린 비판적 시각과 의혹을 털어내는 것도 큰 숙제다.

李후보의 경선결과 불복에 대한 비난여론은 여전하다.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 집중공격이 쏟아질 '원죄' 다.

경쟁상대들이 제기한 'YS신당' 이란 인식도 불식시켜야 한다.

김영삼대통령 직계와 민주계 인사들이 포진할 경우 비난은 훨씬 강해질게 뻔하다.

이같은 장애물들을 극복하면서 지역별 득표전략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추진하느냐에 신당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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