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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 납품사 연쇄부도 위기…4,200개사 물품대만 3,500억 물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뉴코아그룹의 화의 (和議) 신청으로 4천2백여개에 이르는 납품.협력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당장 대금결제가 끊기는데다 채권은행등에서도 이들에 대한 자금지원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 대부분 영세업체인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우려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코아가 지불해야 할 물품대금은 약 4천2백개 협력.납품업체에 3천5백억원으로 집계됐다.

납품업체중 85%에 해당하는 3천6백개 업체는 월 납품액이 1천만원 안팎의 영세업체인데 이들 가운데 3천여군데가 각각 5천만~1억원의 채권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뉴코아 화의신청에 대한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질 때까지는 보통 1주일이 걸리고 화의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2~3개월동안 채권.채무가 완전 동결된다.

더욱이 뉴코아는 화의조건에서 "4일 이전에 발생한 납품대금을 24개월 무이자 분할상환방식으로 갚겠다" 고 밝혀 이 기간중 견뎌낼 업체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뉴코아의 진성어음을 전문적으로 할인해온 서울강남 일대 신용금고들도 이미 할인을 중단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D금고의 경우 뉴코아에 직원을 상주시켜 어음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할인해 줬으나 지금은 직원을 철수시키고 할인을 중단했다.

젓갈류를 납품하는 사인유통 인석환 사장은 "11억원이 물려 있는데 하루아침에 묶이게 돼 큰일" 이라면서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납품을 중단할 수도 없고, 계속하자니 불안해 고민" 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업자는 "그나마 뉴코아가 4일 이후 납품되는 물건에 대해선 당일 현금결제한다고 해 다행" 이라면서도 "하지만 납품업체가 연쇄도산하면 물건이 없어 정상적인 장사를 하지 못할 것이므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도 의문" 이라고 말했다.

뉴코아및 킴스클럽에 임대로 입점해 있는 1백여개의 스낵코너.금은방점포등도 한동안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는데다 장사마저 원활치 않을 것으로 보여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임대점포는 14개 백화점, 18개 킴스클럽을 통틀어 1백여개인데 이들은 각각 수천만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박방주·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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