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트럭노조 파업…주요 도로망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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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 화물트럭 운전기사들이 2일 밤 (현지시간) 부터 국내 주요 도로망을 봉쇄하는 파업에 돌입,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프랑스와 유럽의 도로운송망에 심각한 혼란이 벌어지게 됐다.

프랑스 운송업계에 종사하는 34만명의 근로자들은 사용주측과의 임금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 항의, 이날 오후10시를 기해 주요 고속도로망과 항만.국경.유류저장소와 정유공장등 1백80개 '전략지점' 을 대형 화물트럭으로 봉쇄하는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화물운송노조와 일부 사용주측은 이날 오전 이달부터 임금을 매년 5%씩 올려 오는 2000년 월 2백시간 근로기준으로 평균임금을 1만프랑 (1백50만원) 까지 올린다는데 합의했으나 사용주의 80%를 대표하는 프랑스운송연합 (UFT) 이 협상에서 이탈한데다 합의안이 일선 노조원들로부터 거부당함에 따라 도로봉쇄 파업이 단행됐다.

프랑스민주노총 (CFDT).노동자의 힘 (FO) 등 전국노조 산하 운송노조원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통첩시한인 오후10시 이전부터 정유공장등을 시작으로 봉쇄를 시작한데 이어 보르도.렌.마르세유.릴등 주요 지방도시에서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내 도로망이 봉쇄조짐을 보임에 따라 프랑스를 통과하는 유럽내 외국 트럭들이 서둘러 프랑스를 벗어나기 위해 속속 국경지대로 몰려드는 한편 유류 고갈사태에 대비, 미리 자동차 연료를 확보해두려는 시민들이 몰려 프랑스내 주유소마다 큰 혼잡을 빚었다.

지난해 도로봉쇄 파업으로 큰 피해를 본 스페인과 독일.영국등 인접국들은 프랑스정부에 외국 트럭들의 자유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비상도로망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화물운송업계 노.사는 시간당 임금 책정을 놓고 마지막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 정부방침에 따라 2000년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35시간으로 단축될 경우 추가근로에 대해 적용할 시간당 임금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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