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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 홍대앞이 수상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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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서울 홍대앞 인디신(Indie Scene)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장기하와 얼굴들’의 성공으로 인디밴드에 쏠리기 시작한 대중들의 관심을 장기적인 인디음악계의 발전으로 이어가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재 홍대 앞에서 활동중인 인디밴드 50여팀이 단체로 참가하는 릴레이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인디밴드와 클럽들의 10여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행사도 마련된다. 새로운 음악에 관심은 많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으기 위해 입장료도 1만~3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해 음반판매량 1만장을 기록, 인디신에서 보기드문 성과를 올렸다. [상상마당 제공]


◆스타 밴드, 총출동=인디음악이란 ‘인디펜던트 음악(Independent Music)’의 줄임말로 거대 상업 자본과 유통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산, 유통되는 음악을 뜻한다. 지난해 KBS ‘이하나의 페퍼민트’, MBC ‘랄랄라’ 등의 신설 음악프로들이 실력있는 인디 음악인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장기하, 요조, ‘문 샤이너스’ ‘검정치마’ 등의 여러 스타가 탄생했다.

1990년대 후반 1세대 인디 붐을 열었던 크라잉 넛.

인기 밴드가 늘어나자 공연도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3월 28일 홍대 앞 브이홀에서 열리는 ‘로큰롤 빅쇼(Rock’n roll Big Show)’에는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의 국내 최대 록음악 커뮤니티 ‘악숭’이 선정한 인기밴드 10팀이 무대에 오른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해 ‘피아’ ‘내 귀에 도청장치’ ‘레이니썬’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사단법인 라이브음악문화발전협의회(이하 ‘라음협’)가 5월 9일부터 6주간 진행하는 제1회 ‘인디루트(Indie Root)-10년 밴드 10년 클럽’은 홍대 앞 밴드와 클럽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다.

1990년대 후반 ‘1세대 인디붐’을 이끌었던 ‘크라잉 넛’과 ‘언니네 이발관’에서부터 최근 ‘2세대 인디붐’을 주도하는 젊은 밴드들까지 40여개가 넘는 팀이 롤링홀, 빵 등의 클럽에서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라음협’의 김민국 본부장은 “한국 인디음악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조망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과 함께 인디음악의 발전사에 대한 포럼, 관련 전시회 등도 진행된다.

◆다양한 인디음악, 입맛대로 골라요=최근 인디음악계가 보여주는 또하나의 특징은 ‘장르의 다양화’. ‘인디=펑크록’이라는 공식은 옛말이 됐다. KT&G 상상마당이 4월 5일부터 5월 14일까지 34일간 여는 ‘리얼 주크박스-34일간의 밴드 릴레이 콘서트’는 50여개 밴드가 선사하는 개성있는 음악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는’ 무대다. 관록의 밴드 ‘블랙홀’ ‘백두산’에서 시작해 인기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갤럭시 익스프레스’ ‘김창완 밴드’, 신진밴드 ‘아일랜드 시티’ ‘고고스타’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장르도 록과 포크, 발라드, 재즈까지 각양각색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최근 인디신이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몇 밴드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제는 인디음악이 가진 다양한 맛과 멋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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