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지도부 5인 빠르면 1일 회동…제각각 이견만 드러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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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 신한국당이 겪고 있는 내부갈등과 침체는 지도부 5인의 모양새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5인은 이회창 (李會昌) 총재.이한동 (李漢東) 대표와 김윤환 (金潤煥).박찬종 (朴燦鍾).김덕룡 (金德龍) 공동선대위원장. 지금까지 서울.경기.인천 세곳에서 대선필승결의대회가 열렸는데 李총재를 제외한 4인중 한번이라도 참석한 사람이 없다.

다만 김윤환위원장은 대구 (4일).경북 (6일)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기는 하다.

李대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고, 김덕룡.박찬종위원장은 당내분 수습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갈라져 있는 지도부 5인이 금명간 당수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일지 관심사다.

朴위원장이 며칠전 제안한 것인데 李총재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도부 주변에서는 빠르면 1일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모이더라도 이들이 李총재의 후보사퇴나 반 (反) DJP연대라는 당내분의 뇌관에 대해 의견접근을 볼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김덕룡.朴위원장은 내심 후보교체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朴위원장은 반DJP 여권결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진급 이상으로 구성되는 '구당 (救黨) 회의' 를 제안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그가 李후보가 낙마할 경우 영남권출신인 자신에게 혹시 구원투수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덕룡위원장은 李총재.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조순 (趙淳) 민주당총재등 3인외에 제4의 인물도 상정해 반DJP연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실현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젓는 이가 많다.

그는 설사 반DJP연대가 실패하고 내홍 (內訌) 이 해결되지 않아도 李전지사쪽으로 가는 민주계의 대열에는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는 30년간 동지인 민주계와 이별하는 것이다.

朴.김덕룡위원장은 김윤환위원장이 내각제 합류같은 대선이후의 계산에 기울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5인회동에서 이것이 불거질지 여부도 궁금하다.

李대표는 공식적으로는 李총재 중심의 결속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도 사석에서는 李총재의 당선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한다.

그가 모색하는 대안 중에는 자신도 포함된다고 한다.

李총재와 김윤환위원장은 설사 의견이 다른 지도부 인사가 뛰쳐나가더라도 예정대로 대선에 도전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李총재는 지난달 30일밤 광주TV토론회에서 비주류가 李전지사쪽으로 반DJP연대를 추진하려는 것을 "부도덕한 일" 이라고 비판했다.

주류측의 결속을 위해 李총재는 김윤환위원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선운동에 나서주기를 바라는데 金위원장이 얼마나 부응할지만 남은 셈이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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