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천사-악마 소재 광고 붐…소비자 갈등 표현 구매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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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광고계에서도 '천사와 악마' 의 한판 대결이 한창이다.

천사와 악마가 나란히 등장해 소비자의 마음을 서로 끌고 당기면서 제품을 선전하는 것. 최근 선보인 LG - IBM의 컴퓨터, 태평양의 라네즈 에센스 화장품, 제일제당의 컨디션 음료 광고는 한결같이 천사 - 악마를 소재로 삼고 있다.

한 배우가 소비자.천사.악마로 1인3역을 하는 것도 공통점. 또 천사 - 악마가 등장하는 제품은 공교롭게도 필수품은 아니라는 공통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때문에 물건을 살까 말까 고심하는 소비자의 갈등을 코믹하게 표현하면서 결국은 구매쪽으로 의사를 결정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영양화장품의 일종인 태평양 라네즈의 경우 탤런트 신주리가 "발라" 와 "바르지 마" 를 종용하는 천사와 악마의 틈바구니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에센스를 사용하면 피부미용에 좋다' 는 결론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탤런트 이승연이 천사와 악마로 분 (扮) 한 LG - IBM 컴퓨터 광고는 '멀티넷 없는 세상은 지옥과 같다' 면서 보다 강경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일제당 컨디션 광고에서는 샐러리맨 박철이 퇴근후 술 약속자리로 가는 도중 천사는 컨디션을 마시기를 권하고 악마는 말리는 갈등 국면을 연출한후 결국 마시는 쪽을 택하게 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제품구입때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게 마련" 이라며 "그런 소비자들의 갈등을 솔직히 표현해 공감을 얻은 뒤 구매로 연결시키려는 광고기법" 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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