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5년 내 관세 철폐’ 잠정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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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이 24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많은 부분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몇 가지 쟁점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최종 타결은 다음 달 초 양측 통상장관회담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날 이혜민 우리 측 수석대표는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적인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관세 철폐 시기와 범위도 구체적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양측은 어디까지나 ‘잠정 합의’임을 강조했다. 협상이 ‘일괄 타결 방식’인 만큼 남은 쟁점을 풀지 못하면 이제껏 합의한 내용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8차 협상에서 양측은 앞으로 5년 안에 거의 모든 관세를 없애는 데 합의했다. 다만 한국은 순모직물·베어링 등 민감한 품목 40여 개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7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는 양측 모두 배기량 1500cc를 기준으로 중·대형차는 3년 안에, 소형차는 5년 안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당초 즉시 철폐를 주장했던 EU 측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자동차 부품, 냉장고 등은 양측 모두 즉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남은 쟁점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관세 환급’ 문제다. 국내 업체가 중국 등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완제품을 만든 뒤 다시 해외에 팔 경우 정부가 원자재를 들여올 때 부과했던 관세를 돌려주는 제도다. EU 측에선 선례가 없었다며 줄곧 완강하게 반대해 왔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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