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농구팬 외면한 지나친 승부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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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요즘 겨울철의 가장 확실한 인기종목으로 자리잡은 프로농구의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시범경기는 말그대로 정규시즌에 앞서 팀마다 새로운 선수들을 선보이며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고 동시에 농구붐 조성에 일조하는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일부팀에서는 마치 무슨 타이틀전인냥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 거친 매너로 일관해 깨끗한 경기를 원하는 농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26일 마산에서 벌어진 LG - 현대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현대와 신생팀이면서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는 LG의 대결은 꽤 흥미를 끄는 경기였다.

기대대로 양팀은 전반 골밑과 외곽등에서 다양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접전을 벌여 농구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승부의 갈림길이었던 4쿼터에서 터졌다.

경기시작 38초만에 LG김태진이 현대 정진영의 볼을 무리하게 빼앗으려다 파울을 범했다.

순간 정진영이 김태진과 몸싸움을 벌였고 여기에 LG 박재헌과 현대 용병 조니 맥도웰이 가세, 분위기는 금세 험악하게 돌변했다.

이어 심판진이 회의끝에 박재헌과 맥도웰에게 '더블테크니컬파울' 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양팀 벤치가 흥분, 거칠게 항의를 벌였다.

여기서 허비된 시간만 5분여. 재미있는 농구를 보기위해 왔던 관중들은 정규경기도 아닌 시범경기에서부터 짜증나는 장면을 보아야 했다.

마산 =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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