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속에 영감이 들었다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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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1국>
○·저우루이양 5단 ●·쿵제 7단

제9보(117∼137)=엊그제 중국에선 구링이 5단이 구리 9단을 불계로 격파하고 서남왕배 3연패를 달성했다. 구링이, 저우루이양, 퉈자시(농심배 4연승), 스위에는 모두 91년생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10대 4인방이다. 이 중 구링이가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으나 최근 다른 신예에게 밀리는 모습이더니 이번에 최강 구리를 꺾으며 치고 나왔다. 한국도 강한 초, 2단이 우글거려 세계 바둑은 가히 신예 풍년이라 할 만하다.

신예 가뭄인 일본에도 이야마 유타 8단이 있다. 16세 때 일본 최연소로 타이틀을 땄고 19세이던 지난해 명인전 도전권을 손에 넣는 등 일본 바둑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명인전에선 장쉬에게 3대4로 패배).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비씨카드배에서도 일본 기사로는 유일하게 16강까지 살아남았다.

바둑은 종반전. 시종 끌려 다니던 흑이 추격에 성공해 눈터지는 반 집 승부를 벌이고 있다. 속에 영감이 들었다지만 아직 18세에 불과한 저우루이양 5단. 그는 이런 시련의 시간에 어떤 모습을 보일까. 126 젖혔을 때 127의 후퇴는 정수. ‘참고도1’처럼 끊었다가는 백4로 둔 다음 6에 건너붙이는 맥점을 당해 일거에 판이 끝나고 만다(흑A는 백B의 양단수). 129도 손 뺄 수 없다. ‘참고도2’의 수순으로 수가 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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