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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택시에서 결핵에 감염되기 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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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국은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 30대 등 젊은 환자가 많아 후진국형 양상을 나타내는데 그 이유는 수도권 과밀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앞두고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결핵협회가 발표한 한국의 결핵 현황 자료를 토대로 의학전문 사이트 ‘코메디닷컴’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 당 결핵 발병률은 2006년 현재 88명. 같은 해 미국(4명)의 22배 수준이다. 영국(15명), 일본(22명)보다도 월등히 높다. 심지어 저소득 국가인 스리랑카(60명)보다 높다.

한국의 결핵 환자 발생 숫자는 2006년 3만5361명, 2007년 3만4710명, 2008년 3만4340명으로 소폭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장 건강해야 할 20, 30대 환자가 전체의 32%를 차지해 주로 노약자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선진국과 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방보다 수도권의 결핵 발병률이 높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각 지역별 결핵 발생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만큼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얘기다.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특히 출퇴근 시간에 승객을 발 디딜 틈 없이 승객을 싣고 달리는 전철, 그리고 일반인이 많이 이용하는 택시가 결핵 감염의 주요 경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핵에 감염되기 쉬운 장소로 통풍이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 지하철 등 인구 밀집 지역, 병원이나 노숙자 수용시설 등을 꼽고 있다.

한국에 젊은 결핵 환자가 많은 이유로는 입시경쟁 과열로 청소년들이 학교와 도서관 같은 데서 집단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PC방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을 자주 이용하고, 지나친 다이어트로 젊은 여성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고용 불안정으로 과로에 시달리는 점 등이 지적됐다.

한국의 결핵 환자 가운데 치료가 잘 안 되는 ‘다제(多劑)내성’ 환자가 많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폐결핵은 3~4종의 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제내성 결핵은 여러 약물에 대한 내성을 가져 치료가 어렵다. 완치율도 50~60%로 낮은 편이다. 치료비는 일반 결핵보다 최고 100배나 더 든다. 4종 이상의 항결핵제를 2년여 투약해야 겨우 치료가 되고 폐를 일부 제거해야 할 때도 있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주로 폐에 들어와 폐결핵을 일으키지만, 머리카락과 손톱만 빼고 온몸 어디든지 침투할 수 있다. 믈론 결핵균에 노출됐다고 모두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결핵균에 노출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3분의 1 정도다.

결핵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기침, 가래, 미열, 피로감, 체중감소 등 감기로 착각하기 쉬운 증세가 나타나므로 감기약을 먹어도 낫지 않으면 결핵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결핵 예방을 위해서 생후 4주 이내에 BCG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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