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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북, 고객은 '횡재찬스' 업소는 손님끌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지난주 입대한 김사헌(경기대 1년 휴학)군. 환송회 약속을 할 때마다 어떤 책자같은 것에 자꾸 손이 갔다. ‘어느 집에 어떤 서비스가 있나?’김군이 뒤적거리는 건 술집·카페·옷가게·놀이동산 등의 할인권이 빽빽하게 들어있는 ‘쿠폰 북’이다. “올여름 처음 이걸 구해 친구들과 공짜로 생맥주 피처를 얻어먹었더니 기분이 삼삼하더라고요. 그 뒤론 약속하기 전에 꼭 들춰보죠.”

어디 그렇기만 한가. 쿠폰 북 덕에 ‘팔자를 고친’업소도 있다. 이대앞 레스토랑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엔 파리 날릴 수밖에 없는 여름방학 중에도 손님이 바글바글했다. 큰맘 먹고 슬리퍼와 손풍기(손에 들고다니는 선풍기)를 사은품으로 책에 올린 덕이다. “그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져 재미가 그만이에요.” 매니저 강도희(26)씨의 자랑이다.

미국·영국 등지에선 오래전부터 일상화한 쿠폰이 우리나라에도 본격 상륙한 것이다. 여러 종류가 신촌·압구정동·대학로 등을 중심으로 깔리고 있고 사이버 공간에도 알록달록한 할인권들이 펄럭인다. 갖가지 쿠폰의 할인율을 계산하느라 상점 계산대 줄이 쉬 줄어들지 않는다는 서구 얘기가 이젠 남의 일이 아닌 셈.

무가 쿠폰월간지 ‘쿠폰클럽’의 하우석(29)차장은 “신문 전단에 끼여있는 사은권 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뜻밖의 횡재를 거머쥘 수 있다”고 귀띔한다. 지난 8월 손풍기 노다지에 이어 9월엔 ‘공짜 커트’미용실이, 그리고 이달엔 ‘호두 팬티’와 ‘배지’가 재빠른 사람들에게 포만감을 안겨줬으니까.

서울시내 카페·패션점등 곳곳에 배포처가 있긴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인터넷이 있다. 세이브(http://www.coupon.co.kr)·쿠폰피아(http://couponpia.com) 사이트에 식당·당구장·노래방등 할인권이 즐비하다. 인터넷도 할줄 모른다고?그럼 그냥 제돈 내야지. 아참, 이런 사람들은 쿠폰클럽(02-511-9388)에 문의하시길. 우송료 정도만 내면 만사 OK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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