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언론이 중·동유럽국 경제 왜곡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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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서구의 유력 언론들이 경제 사정이 괜찮은 일부 중·동유럽 국가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기사를 쏟아내 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13일 보도했다. CSM은 특히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들 언론이 보도한 비관적인 내용은 잘못된 자료나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사실들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영국 언론으로부터 근거 없는 악의성 보도에 시달리며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다.

CSM에 따르면 체코 중앙은행은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FT가 “체코공화국이 심각한 채무 문제에 맞닥뜨렸다”고 보도한 기사들에 대한 반박으로 관련 통계자료를 일부 공개했다. 체코 중앙은행 모지미르 함플 부총재는 FT에 편지를 보내 “20년 전 공산주의 붕괴 후 중·동유럽 국가들은 서로 다른 경제 정책을 취해 왔다”며 체코는 주변 국가와는 현재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슬로바키아 은행 감독관들도 4일 “보도된 정보들이 … 과장됐고,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그 결과 거론된 나라에서 영업하는 은행들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항의했다.

이들의 항의는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스트리아의 에르스트 은행은 최근 “중·동유럽에 대한 우울한 전망들이 잘못되거나 상황과 맞지 않는 자료에 근거했다”고 주장한 보고서를 내고 “중·동유럽 국가의 채무액은 서유럽 국가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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