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원 12지상 중 사라진 용머리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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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베이징(北京) 원명원(圓明園)에서 약탈당한 십이지상(十二支像) 중 지금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던 다섯 개 상 가운데 하나인 용의 머리(사진)가 대만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의 골동품 수집가인 왕두(王度)는 최근 선전 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용의 머리 상은 1980년대 대만의 한 골동품 수집가가 매입해 현재 보관 중이며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매입가는 500만 대만달러(약 2억1500만원)였다”며 “이 수집가가 어떤 경로로 매입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수집가는 당초 이 동상을 경매하려 했으나 지난달 쥐와 토끼상에 대한 크리스티 경매에 대해 중국 측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자 포기했다.

지난달 파리에서 실시된 쥐와 토끼 상에 대한 크리스티 경매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사는 중국인이자 ‘우리 기금’의 문물수장 담당고문인 차이밍차오(蔡銘超)에게 낙찰됐으나 차이는 이 동상이 약탈된 것이라며 대금 지급을 거부했다.

십이지상은 원명원 북쪽 서양루(西洋樓)의 일부인 해안당(海晏堂) 앞 시계분수공원에 세워진 동상이다. 머리는 12간지를 상징하는 12마리 동물 모양을 하고 몸은 인간 형상을 하고 있었다. 상이 사실적이고 정교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시간마다 해당 동물의 입이 분수가 되도록 설계됐고 정오에는 12개 상 모두가 한꺼번에 물을 뿜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2차 아편전쟁 당시인 1860년 영·불 연합군이 베이징을 침략해 원명원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동물 머리상을 모두 잘라 약탈해 갔다. 이 중 소와 호랑이·돼지·원숭이·말 상은 중국 정부나 중국인들이 경매에서 구매해 되찾았다. 토끼와 쥐 상은 지난달 크리스티 경매 이후 중국과 프랑스 정부 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개와 닭·뱀·양 등 4개 상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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