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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 수몰지역 국화밭 수확시기 놓쳐 썩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용담댐 수몰지역인 金모 (52) 씨의 밭이 있는 진안군정천면봉학리 일대 3천여평에는 최근 형형색색 (形形色色) 의 국화가 만개해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국화들은 이미 수확시기를 놓쳐 잎이 마르는등 밭에서 썩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金씨는 지난6월 국화 묘를 심는데 평당 4천원씩 1천2백만원을 비롯 , 지금까지 3천여만원의 영농비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인근 李모 (48) 씨의 2천여평 국화밭도 잡초반 국화반으로 꽃송이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절반가량 작고 병충해로 상품성이 떨어져 그대로 밭에서 썩고 있다.

이들이 심은 국화를 돈으로 환산하면 영농비와 국화판매액등을 합쳐 7천여만원이 훨씬 넘는다.

이같은 실정은 수몰지역인 정천.상전면 일대 1천7백여 농가 20여만평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화를 돈으로 환산하면 영농비를 포함해 꽃을 시중에 판매할 경우 1백억여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주원예협동조합등 관계자들은 추산했다.

결국 수백억원의 돈이 밭에서 썩어 막대한 손실을 입게된 셈이다.

이처럼 막대한 영농비를 들여 심은 국화를 농민들이 수확을 하지 않은채 방치하고 있는 것은 농민들이 수몰지역 토지 보상가를 올리기 위해 무더기로 국화를 심었고 도는 이들 지역에 대한 보상가 감정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6월에 수몰지역 논.밭에 국화를 심으면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소문에 따라 벼.배추.무등 농작물을 재배하던 곳에 평당 3천~4천원씩의 묘값등을 들여 국화를 심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용담댐 수몰지역 보상을 맡고 있는 도는 지난7월 일부 농민들이 보상투기를 노리고 국화를 심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 국화를 보상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그러자 농민들은 지난 7, 8월 두달동안 도청등 관계기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도가 보상가를 결정할때까지 국화를 수확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이를 밭에 방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일대 수십만평에 심어진 국화는 이미 수확시기를 놓치고 수확을 한다고 해도 상품성이 없어 농민들은 밭에 썩이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고 보상만 받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수십만평의 국화를 수확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농민들이 이를 수확해 판매하더라도 보상가를 결정하는데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밝혔다.

진안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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