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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LNG 분야 한국과 협력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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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호주는 여러 친환경 원천 기술이 있습니다. 실용화에 경쟁력 있는 한국과 협력하면 세계 환경 산업을 선도할 것입니다.”

샘 게러비츠(61·사진) 주한 호주대사 내정자는 4~6일 호주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대부분은 환경 분야였다고 한다. 그는 “이 대통령이 태양광 관련 최고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 연구소’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양국이 친환경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면 CO2 배출을 2020년쯤 지금보다 2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러비츠 대사 내정자는 1972년 호주 외교부에 들어가 중국 상하이 총영사, 북아시아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조만간 청와대에서 신임장을 받은 뒤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은 11일 주한 호주 대사관에서 이뤄진 인터뷰의 일문일답.

-양국이 어떤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까.

“앞서 말한 태양광 분야 외에도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양국이 환경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LNG는 CO2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다. 호주는 다른 LNG 수출국과 달리 인도 기한을 어긴 적이 없다. 그래서 일본이 최근 호주 쪽으로 수입선을 돌리고 있다. 한국도 그랬으면 좋겠다.”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전망은 어떤가.

“양국 정부는 개방 경제와 자유 무역에 대해 확신이 있다. 그래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농업 분야에서 한국 농민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가장 민감한 품목은 쌀이다. 그런데 쌀의 경우 호주는 순 수입국이다. 한국에 쌀을 수출할 가능성은 없다. 쇠고기도 한우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미국산과 경쟁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농업보다는 서비스 분야 협상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영어 교육과 법률 시장과 관련해 심도 있는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대학생 미국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이 오늘 공식 출범했다. 호주의 ‘워킹 홀리데이’에 경쟁 상대가 생긴 건데.

“경쟁은 안 될 것이다. (웃음) 워킹 홀리데이는 미국과 달리 인원 제한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한국의 젊은이 3만2000명이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았고, 올해는 3만8000명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중국·인도 다음이지만 수년 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주로 외교관 생활을 했는데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가.

“부임 준비를 위해 6주 전에 한국에 왔다. 이 대통령 호주 방문에 따라가는 바람에 실제 한국 체류기간은 5주밖에 안 된다. 한국인은 직설 화법을 쓰는 게 호주인과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적응이 쉽다. 나는 부임지마다 그 나라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도록 노력한다. 그것은 외교관의 기초 덕목이다. 1년 뒤 인터뷰를 다시 한다면 한국어로 하고 싶다.”

글=강병철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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