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수선수 어려울때 팀구하고 목표승수도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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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더도 덜도 말고 올시즌 8승만 거둬라. " 시즌 초반 LG 천보성 감독이 팀내 최고참이자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한 김용수에게 던진 말이다.

LG가 1백26게임의 대장정을 모두 끝마친 9월30일. 김용수가 받아든 성적표는 감독의 목표승수에서 4승이나 초과한 12승이었다.

그러나 12승보다 더욱 값진 수확은 "팀이 어려울 때 믿는 건 고참" 이라는 믿음을 주었다는 것. 김은 4강의 고빗길이었던 지난 11일 잠실 해태전에서 선발등판, 면도날같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7과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역투해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프로 최초로 5백경기 출장기록을 세우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이후 LG는 파죽의 7연승을 거두며 2위를 굳히게 됐다.

그러나 LG는 28일 쌍방울과의 홈경기에서 임선동을 내세우고도 7 - 0으로 완봉패해 상승 무드에 제동이 걸렸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LG로선 상대전적에서 5승12패로 절대적 열세에 있는 쌍방울과의 마지막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막중한 책임감이 김용수의 어깨를 눌렀다.

굳게 입술을 깨물고 비장한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 김용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1백40㎞대의 직구, 1백30㎞대의 슬라이더, 그리고 선발등판때면 주무기로 사용하는 반포크볼등 자신이 갖고 있는 구질을 총동원했다.

6이닝동안 삼진 4개에 노히트노런의 피칭. 결국 김은 5 - 2로 승리, 고참의 진가를 알리며 후배들에게 쌍방울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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