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일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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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 선취골에 日관중 환호

…후반21분쯤 일본의 6번 야마구치가 선취점을 뽑아내자 국립경기장은 일본응원단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한 흥분의 도가니. 그러나 후반38분쯤 한국의 서정원이 헤딩슛으로 한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자 이번엔 한국응원단에서 "어기 어차" 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흥분. 이어 42분쯤 이민성이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기울었다.

*** 개인기.자신감 부족탓

…이민성이 2 - 1로 역전시키는 중거리슛을 넣는 순간 때마침 제법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일본의 한 아나운서는 "패배의 눈물이 내리는가" 라며 울먹이는 코멘트를 하기도. 일본의 축구전문가들은 "일본이 기량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으나 역시 개인기.자신감이 부족했던 것같다" 며 앞으로의 경기에 더욱 분발할 것을 촉구.

*** 주심 공정한 경기 운영

…주심을 맡은 쿠웨이트의 사드 카밀 주심이 공정하게 경기를 운영해 한국이 역전승하는데 한몫했다는 평가.

한.일간의 깊은 라이벌의식을 알고 있던 카밀 주심은 특히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도 감정으로 치달을 상황에서는 미연에 방지하는 노련한 '운영의 묘' 를 발휘.

*** 육탄전 방불 4명 경고카드

…라이벌전 답게 시종 육탄전을 방불케한 이날 경기에서 모두 4명이 경고카드를 받았다.

전반24분 일본의 귀화선수 로페스가 이민성의 찰거머리 마크에 화가 나 이민성을 밀치다 처음으로 경고를 받았고, 이민성도 7분후인 31분 로페스를 마크하다 경고를 받았다.

또 후반들어서도 육탄전은 더 심해져 10분쯤 상대수비수 오무라가 이상윤을 깊은 태클로 반칙하자 화가 난 한국의 유상철이 오무라를 밀쳐 양선수 모두 경고를 받았다.

*** 김대중 총재등 선수단 격려

…경기가 끝난 직후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김윤환 신한국당 고문.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박태준의원등 정치인들이 한국선수 라커룸을 방문,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 김총재는 특히 이자리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선제골을 당하고도 연이어 두골을 넣어 한국젊은이의 저력을 과시했다" 고 칭찬.

*** 응원단 경기장 인근 선회

…한국 응원단은 경기후에도 약1시간30분동안 도쿄 국립경기장 주변을 돌며 승리를 만끽. 응원단 1천여명은 사물놀이패를 앞세워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간 뒤 질시와 선망의 눈으로 쳐다보는 일본 관중들을 무시한 채 징.꽹과리.북소리를 높이면서 경기장 인근을 기분좋게 선회.

도쿄 = 노재현.김국진 특파원,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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