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내장서 새 촌충 '아시아조충'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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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돼지간을 덜 익히거나 날로 먹지 마세요. " 배변 (排便) 때마다 촌충의 마디 (10만개 정도의 충란이 차있는 부위로 촌충 한마리당 7백~1천개가 있다)가 나오고 수시로 심한 복통을 일으켰던 鄭모 (41.대구시내당동) 씨는 최근 '아시아조충' 이란 촌충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분변검사.유전자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한 충북대 의대 엄기선 (嚴基善.기생충학) 교수는 "돼지생간을 먹은 것이 감염 원인" 이며 "돼지간.내장등을 덜 익히거나 날로 먹으면 아시아조충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 고 충고했다.

또 92년부터 항문에서 심한 이질감을 느껴온 張모 (58.여.강원도춘천시낙원동) 씨는 지난 7월 한림대 의대를 찾았는데 분변검사에서 아시아조충이 발견됐다.

張씨도 생식을 즐겨 이 촌충을 갖게 된 것이다.

이밖에 올해 嚴교수팀과 서울대 의대 채종일 (蔡鍾一.기생충학) 교수팀이 공동으로 전남화순군이양면에서 주민 1백명을 대상으로 충란검사를 한 결과 이중 5명이 아시아조충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촌충은 민촌충 (무구조충).갈고리촌충 (유구조충) 등 두 종류 뿐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국내에 '제3의 촌충' 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에 새로 밝혀냈으며 嚴교수는 새 촌충의 이름을 아시아조충이라고 작명해 국제학회에 제안했다. 아시아조충에 감염된 경우 비자 (한약의 일종) 를 달여 먹거나 회충.요충.십이지장충등 선충구충제로는 치료가 안되고 촌충전문 구충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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