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법정관리 최후통첩 기아측 입장…"화의조건은 협의조정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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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아그룹은 채권단이 26일 운영위원회와 은행장회의를 열고 기아자동차와 기아모텍등 일부 계열사에 대해 다음달 6일까지 법정관리 또는 김선홍회장 퇴진을 전제로 한 조건부 화의에 대한 기아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최후 통첩에 대해 일단 "시간은 벌었다" 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金회장의 퇴진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 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기아그룹 경영혁신단의 한 임원은 "金회장은 기아그룹 자구노력의 중심축이라는 종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며 채권단의 퇴진요구를 거부했다.

이와관련, 金회장은 24일 기아의 화의신청에 대한 이해와 지원을 당부하기 위해 협력업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당분간 물러날 뜻이 없다" 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金회장은 26일 오전에도 자신과 관련된 사퇴설을 부인하기라도 하듯 긴급 사장단회의를 주재한뒤 곧바로 소하리 공장시찰에 나섰다.

그러나 기아그룹은 화의조건으로 채권단이 내건 것보다 구체적인 자구계획의 제출요구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대 (李鍾大) 기아경제연구소장도 25일 이와관련, "채권단에 제출한 화의조건은 협상을 하기 위해 내놓은 첫 제안" 이라면서 "앞으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얼마든지 채권단과 협의조정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기아그룹의 한 임원은 26일 채권단 운영위원회의 결정과 관련, "기아자동차가 부도처리돼 법정관리를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장이 상상외로 막대할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아를 정상화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채권단이 집요하게 金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3자인수를 강행하려는것" 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날 기아자동차 노조대의원 3백여명은 화의신청에 대한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전10시부터 소하리공장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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