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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담]남여공존의 시대 … 장필화 교수·이상화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새로운 역사의 장 21세기. 남녀가 동등하게 함께 서야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이상화 (이화여대 철학과) - 장필화 (이대 대학원 여성학과) 교수의 대담을 통해 짚어봤다.

▶李 : 20세기를 이끈 가치는 이성중심.서구중심.남성중심주의였습니다.

그 결과 약자에 대한 강자의 지배,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가 당연시되면서 인류는 전쟁.환경파괴.인종차별의 위기를 겪어온 것이죠. 여성성이 재조명받는 것은 20세기에 대한 문명비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張 : 흔히들 여성은 생물학적 조건과 이후 육아를 통해 길러진 모성탓에 '관계' 를 중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죠. 20세기까지 인간이 저질러온 총체적인 생명파괴 현상을 극복하기위해선 '개체' 가 아니라 '관계' 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능력이 적극적으로 발휘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李 : 21세기 1백년동안에 2천년간 여성성을 억압해온 가부장제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張 : 여성성을 인정하자는 게 여성만을 대우해주자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남성성만을 중시해온 풍토가 남성에게 오히려 커다란 짐을 지웠다는 논의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남녀가 동등하게 함께 선다는 것은 인류에게 닥치는 도전과 부담도 함께 나눠진다는 의미지요.

▶李 : 또한 여성성이라는 게 결코 여성들만이 지닌 성질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돼야 합니다.

남자끼리도 여자끼리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단지 남자.여자라는 이유로 역할을 고정화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개인의 차이에따라 선택의 폭을 열어놓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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