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60년대이후 30여년간을 숨가쁘게 달려온 끝에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 (GDP기준)에 진입할 정도로 커졌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난날과 같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우리앞에 놓인 경제 환경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척박하다.
◇ 체제경쟁의 종식 = 90년대초 옛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체제경쟁은 끝났다.
이건희 (李健熙) 삼성 회장은 최근 헝가리 전략회의에서 "세계경제가 이념전쟁에서 경제전쟁으로 전환되면서 이제는 자본주의간 경쟁시대가 됐다" 고 말했다.
선진국들의 국방비 감축및 군수산업의 민수전환은 국가 경쟁력 회복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있다.
그러나 우리는 체제를 달리하는 같은 민족과 대치하고 있다.
통일과 선진국 진입의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하는 과제를 안고있는 것이다.
◇ 대 (大) 경쟁 시대의 돌입 = 한덕수 (韓悳洙) 통산부 차관은 "95년 세계무역기구 (WTO) 체제 출범이후 세계경제가 국경없는 단일 시장으로 통합돼가는 대경쟁시대로 돌입했다" 고 진단한다.
WTO체제하에서 특정산업.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보호는 불가능하다.
수입을 막거나 높은 관세를 물릴 수도 없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 새 국제규범의 속출 = 92년 6월 '리우회의' 이후 그린라운드가 본격 추진되며 선진국들은 환경기준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선진국들이 환경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수출은 시멘트.철강.제지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연간 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노동권 보호여부를 무역과 연계시킨 블루라운드, 경쟁제한.불공정거래를 문제삼는 경쟁라운드, 국가간 기술개발 정책의 차이에 대한 기술라운드등 우리에겐 부담이 되는 새로운 국제규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정보통신 혁명 = "21세기엔 PC가 TV를 제치고 안방을 차지할 것을 확신한다.
" 미국 인텔사의 앤드류 그로브사장이 95년 한 말이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기회 선점을 위해 세계가 뛰고 있다.
미국은 NII (국가정보인프라) , EU는 TEN (범유럽네트웍) , 일본은 신 (新) 사회자본, 싱가폴은 '싱가폴 - ONE' 이라는 이름하에 각각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추진중이다.
20세기 산업화는 늦었지만 21세기 정보화까지 늦을 수는 없다.
◇ 선진국 증후군에의 대처 = 국민소득 증대는 성장 감속.복지비용 증가.근로시간 감소등의 현상을 수반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경제규모는 세계10위에 올랐지만 '삶의 질' 에 관한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크게 뒤져있다.
소득이 늘수록 소외계층 문제는 더욱 불거질 것이다.
사회보장.복지비용의 GDP비중은 일본이 11.9%, 미국 15.2%, 스웨덴 37.4%수준이나 한국은 1.6%에 불과하다.
따라서 복지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나 이 과정에서 재정적자.성장둔화등 부작용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