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정신 깃든 부르고뉴 와인 업계의 ‘오트 쿠튀르’로 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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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소량 생산되는 부르고뉴 와인은 와인계의 오트 쿠튀르(고급 의상)입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협회 홍보위원장 안 파렁(50·사진)의 말이다.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그의 애정은 깊었고 자신감은 높았다. 부르고뉴 와인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최근 서울 소공동 프라자 호텔에서 만났다.

-부르고뉴 와인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지난 2000년 동안 포도를 길러온 부르고뉴 지역은 독특한 테루아(토양·기후·일사량 등)를 이룰 수 있었다. 오랜 기간 동안의 전통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되는 부르고뉴 와인에는 역사·감동·즐거움·경치 등 우리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최근 상업적 마케팅에 의해 짧은 시간 안에 발전한 신세계 와인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경지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신세계 와인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칠레의 ‘에라주리즈’는 새 와이너리와 저장고를 짓고 있다. 이처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부르고뉴에서도 와인 품질을 향상하고, 위생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현대적인 양조법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르고뉴만의 개성과 영혼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흔히 보르도 와인을 여성에, 부르고뉴 와인을 남성에 비유하는데.

“부르고뉴 와인에는 여성성과 남성성 모두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강직하지만 섬세하고 우아한 맛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르고뉴 와인은 지나친 것은 싫어한다. 색과 타닌·당도·산도 모두 적당한 선이다.”

-부르고뉴 와인은 생산량에선 마이너가 아닌가.

“세계 와인의 0.5%, 프랑스 전체 와인 생산량의 3% 정도를 차지한다. 대량 생산이 아닌 만큼 희귀성이 있다. 우리는 각 포도밭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환경적 특성을 고루 살려 장인 정신으로 와인을 제조한다.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격조가 높아 와인계의 ‘오트 쿠튀르(고급 의상)’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을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가 있나.

“현재 한국은 우리에게 14번째 큰 시장이다. 1년에 50만 병 정도의 부르고뉴 와인이 판매된다. 2007~ 2008년 계속 와인 신장세를 지속해온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늘고 있는 점은 특히 고무적이다”

-한국 음식과 부르고뉴 와인의 조합은 어떤가.

“한국의 쇠고기 요리 맛이 좋다고 느꼈다. 이런 요리에 풍부한 과일 향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이 특징인 부르고뉴 레드 와인을 곁들이면 잘 어울릴 것이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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