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날씬한 조정린'으로 떴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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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일 오후 1시10분)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조정린이 머리 감고 나서 바뀌는 그 탤런트가 누구냐"고 궁금해한다. 극 중에서 키 작고 뚱뚱한 모두(조정린)가 마법의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4시간 동안 변신하는 미녀 신비 역의 정시아(21). 시청자들이 붙인 별명이 '예쁜 조정린''날씬한 조정린'이니 조정린에게 미안해할 만도 하다.

정시아는 전형적인 '바비인형'과(科)다.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에 윤곽이 뚜렷한 얼굴이 흔히 말하는 인형 같은 외모다. 김민.황신혜.이영애.채정안.오승현 등과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인형 같은 용모 덕에 배역도 극적으로 따냈다. 지난해 VJ로 활동하던 '생방송 내친구 MTV' 마지막회 방송을 '두근두근 체인지'의 노도철 PD가 테니스장에서 보고 e-메일을 보낸 것. 당시 신비 역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신비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동화 속 주인공이죠.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시청자들의 비판도 있지만 마지막회까지 지켜보면 이 드라마의 결론이 정반대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가령 예쁘고 돈 많은 여자를 밝히던 민호(박민호)는 결국 모두를 택하게 돼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는 거죠. 신비는 외모보다 마음이 중요한 거라는 결론을 도와주는 역할이에요."

개인적으로 외모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바로 연기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듣는 게 무엇보다 기분좋다. 새벽에 나와 밤에 들어가는 강행군이 이어지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든 눈치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학교(세종대 영화예술학과 3학년)수업을 많이 빼먹다보니 촬영장에서 배우는 게 더 많아요. 녹화장에 있으면 밤샘도 그다지 힘든지 모르겠더라고요."

모두.슬기.미미 등 시루떡 시스터즈가 월미도로 가출한 뒤 변신한 신비가 깡패한테 쫓기는 장면을 찍을 때는 사흘간 얼마나 오래 뛰어다녔던지 허벅지에 알이 뱄다. "한번은 치통이 무척 심했는데 새벽이라 약을 구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녹화가 시작되니 언제 그랬냐 싶게 싹 낫는 거 있죠. 체질인가봐요(웃음)."

글=기선민,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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