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세기 조선, 세로 26cm 가로 19cm 높이 20.5cm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소장한 ‘화각경대(華角鏡臺)’는 그중에서도 보기 드문 유물이다. ‘화각’이란 어린 황소의 뿔을 종이처럼 얇게 가공해 단청안료로 채색한 뒤 나무판에 붙여 장식하는 기법이다. 그 공정이 25단계에 달할 정도로 까다롭고 재료도 귀해 왕실이나 사대부 이상 특권층만 향유하는 ‘귀족공예’라 불렸다.
소박한 조선시대 목공예 분위기에서 화각만은 화려함을 뽐냈다. 얇은 화각은 쉽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오늘날까지 제 모습대로 보존되기가 쉽지 않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보물로 꼽은 ‘화각경대’에는 거북이·용·호랑이·주작·사슴·모란 외에 독특하게도 부처와 코끼리가 그려져 있다. 불교를 금지했던 조선시대, 상류층에서 몰래 불교신앙이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짐작될 따름이다. 이와 동일한 문양으로 장식된 화각함을 일본 구라시키 민예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