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양로원 생활하는 차지철씨 모친과 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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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11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부인 손명순 (孫命順) 씨와 함께 경기도하남시풍산동 '영락 노인복지센터' 를 찾아 불우 노인들을 위로했다.

金대통령은 노인병으로 요양중인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일일이 나이.용태등을 물었다.

그중엔 박정희 (朴正熙) 대통령이 시해됐던 79년 10.26때 숨진 차지철 (車智澈) 전대통령경호실장의 모친 김대안 (金大安) 할머니도 끼어있었다.

金대통령은 올해 1백세 (호적상) 인 金할머니가 고 (故) 차지철씨의 모친이라는 임종락 (林鍾洛) 원장의 설명을 듣고 "그러고 보니 많이 닮으셨다" 며 "건강하세요" 라고 인사했다.

金할머니가 이곳에 들어온 것은 지난 92년이다.

10.26이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딸과 며느리가 모두 미국으로 이민간 뒤 金할머니는 서울잠실의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았다.

이런 사정을 복지센터를 운영하는 영락교회 한경직 (韓景職) 목사가 듣고 金할머니를 소개했다.

딸은 2년전에 이곳을 처음으로 다녀간 적은 있으나 평소엔 연락을 끊고 있다고 복지센터 관계자가 전했다.

국내에는 아무런 친척이 없이 쓸쓸한 생활을 하는 金할머니에게는 70년대 경호실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가끔 찾아오며 아들 생각에 잠기는게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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