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등산족·일본관광객 덕분 … 잘 나가는 막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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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막걸리가 뜨고 있다.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GS25는 1월과 2월 전국 3400개 점포의 막걸리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다른 술 종류 매출은 소주 22%, 맥주 18%, 와인 5% 올랐고, 위스키는 5% 줄었다.

막걸리 매출 증가는 등산족과 일본인 덕분으로 보인다. 등산로 주변과 서울시내 도심 지역 안 점포에서 특히 막걸리 매출이 확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등산로 주변 점포 15곳의 1, 2월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김민성 주류 담당 상품기획자(MD)는 “실직자가 늘면서 등산 인구가 많아진 데다 등산객들이 값싸고 양이 많으면서도 별다른 안주가 필요 없는 막걸리를 많이 찾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생막걸리 750mL’가 1300원, ‘이동 쌀 막걸리 1.2L’가 1800원으로, ‘진로 참이슬(360mL·1450원)’소주나 ‘카스 캔(355mL·1700원)’ 맥주에 비해 값이 싸다.

엔고 현상도 막걸리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부근과 덕수궁 주변 점포 여섯 곳의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보다 115% 늘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발효술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산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민성 MD는 “관광객들이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사서 맛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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