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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관광객 증가로 생태계 파괴 급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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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인구증가.여가증대.교통발달.소득향상등으로 전국에서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직장등 단체위주로 움직이는 등산객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생태계 파괴를 가져오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지리산의 생태계 파괴는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연구보고들이 줄을 잇고있는 실정이다.

지리산 주요 등산로및 야영장의 경우 땅의 굳은정도 (土壤硬度)가 나무가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수준인 2.3㎏/㎠이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나무종류도 서어나무.노린재나무.쥐똥나무등 원래 자라던 수종은 사라지는 대신에 굳은 땅에서도 잘자라는 편백.리기다 소나무등이 차지할 정도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토양경도는 사람들이 많이 밟을수록 높게 나타난다.

휴일이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등산객들로 가득차는 천왕봉 주변도 4~5년전만 해도 철쭉등 관목류등이 많이 자라고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특히 야생동물의 종류와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야생조류들도 등산객들이 버린 노끈과 과자봉투등을 이용해 둥지를 만들 정도로 자연생태계는 오염된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다.

여기에다 지리산내 도로 확.포장과 등산로의 확장은 식생과 야생동물의 구조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임업연구원에서 최근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돈으로 환산한 것을 보면 연간 34조6천1백억원에 달하며 국민 한사람마다 연간 약78만원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공익적 가치에는 수원 (水原) 보존.산소공급등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산림이 주는 다양한 혜택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리산을 이렇게 방치할 경우 앞으로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주요 등산로에 대한 자연휴식년제 실시를 확대하고 적당한 등산객들이 입장할 수 있도록 사전예약제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할때다.

또한 등산로및 야영장 확장.도로개설등 환경파괴 행위를 벌일 경우 전문가들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리산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자원조사및 환경생태계 현황조사가 이루어진후에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이용방법을 찾는 방안이 강구되어야할 때다.

김종갑 (경상대 임학과.산림환경보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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