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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이라도 … ‘셀프’용품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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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기도 평촌에 사는 이경연(34·여)씨는 최근 아들의 돌잔치를 집에서 했다. 경기가 안 좋은데 밖에서 치르는 비용이 걱정됐고 초대한 친지나 친구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 같아서다.

돌잔치 분위기를 살리기로 마음먹은 그는 필요한 물품을 인터넷쇼핑몰에서 샀다. 돌상 소품과 포토테이블 세트, 돌잡이까지 포함해 10만원 조금 넘게 들었다. 그는 “업체에 맡기는 데 비해 돈이 적게 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첫 생일을 직접 꾸며주게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불황을 맞아 ‘셀프’ 소비형태가 퍼지고 있다. 전문업체에 맡기던 일도 웬만하면 직접 한다. 근사한 식당에서 업체를 동원해 치르던 돌잔치는 ‘엄마표 DIY(Do it yourself)’로 바뀌고 있다. 옥션은 2월에 판매한 돌잔치·생일잔치 소품이 1만7000여 개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3%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외부 업체에 맡기면 돌잔치 세팅 비용만 20만~50만원가량 드는데, 직접 꾸미면 5만~10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에겐 필요한 제품을 원하는 양만큼 콕 집어 사는 게 경제적이다. 이를 겨냥해 ‘셀프식’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해물철판전문점 ‘신(辛)나는 해물한판’은 오징어·주꾸미·낙지·돼지불고기·닭갈비를 손님이 원하는 만큼 골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한우 직거래 체인점 ‘다하누촌’도 1월 중순 강원도 영월 본점에 갈비살·안창살 등 20여 가지 부위를 고객이 원하는 양만큼 직접 담아 구입하는 코너를 신설했다. 이전엔 600g 등 업체가 정한 단위로 팔았었다.

다하누촌 류근성 대리는 “경기 침체로 움츠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셀프식 구매 코너를 다른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는 업계 최초로 최근 서울 강남역점에 ‘셀프바’ 매장을 열었다. 편의점 일부 공간에 커피·핫도그 등 먹거리와 1000원 안팎의 와플·나초 등 간식을 놓아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조리해 먹도록 했다.

바이더웨이 장승표 팀장은 “고객들은 셀프푸드존에서 24시간 아무 때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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