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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참 맛 즐기며 글로벌 인재 꿈 키웠어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0일, 16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폐막한 2009 모의국회 주니어 (WYMC-Jr)대회에서 우수위원 등 총 23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그 중 에너지 및 통상관계 소위원회 우수위원과 우수기자상을 받은 한종원(한국국제학교 8년)군, 이화영(대청중 2년)양을 만나 대회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실제 국회에 있는 아저씨들보다 우리가 훨씬 잘한 것 같아요. 초·중생들이 참가하는 모의국회이지만 매너도 있고, 서로 의사 존중해 주며 토론하는 모습을 국회의원 아저씨들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IHT-중앙 데일리와 (주)CDIN이 공동 주최한 2009 모의국회 주니어 대회에서 우수위원상을 수상한 한종원군은 수상비결을 묻는 질문에 “‘격투 국회’처럼하지 않으면 된다”고 잘라말한다. 치밀한 사전 준비와 자신 있는 발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토론의 기본자세이건만 한 군이 보기에는 ‘어른 국회’에서 가장 찾기 힘든 모습이라는 것이다.

 “학교 숙제도 미루고 준비했어요. 대회 중간 쉬는 시간에도 내가 낸 안건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로비도 하고 다음 발표준비도 하면서 쉬지 않았습니다.” 토론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한군은 대회 전날까지 1달여 동안 하루 3~4시간을 자료수집과 발표연습에 투자했다. 소속 위원회에서 다루는 주제가 너무 방대해 안건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관련 법안이었다. 소위원회에서 20대4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된 한군의 안건은 본회의에서도 함께 상정된 5개의 안건 중 유일하게 가결돼 모의국회 정식법안으로 채택됐다.

 “처음에는 발표가 무서웠어요. 처음 해보는 거라 떨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일부러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어요.” 국제 인권 변호사가 꿈인 한군은 초등 6년 과정을 미국에서 보냈다. 영어에는 워낙 자신 있었지만 자기 의견에 대한 반론이 두려워 가슴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고 회고한다.“토론 실력을 키우려면 꼭 한 번쯤 참가할만한 대회라고 생각해요. 지나고 보니 아주 재미있었어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가 꿈인 이화영양은 모의국회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참여해 결국 우수기자상을 거머쥐었다. 대회 기간 3일 동안 매일 3개씩 기사를 써내야 했는데, 이양의 기사가 가장 많았다. 그 중 가상 대통령 후보 인터뷰 기사가 대회 신문에 실리면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얼굴을 알아보는 위원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서 아무나 만날 수 있고, 아무데나 갈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긴 기사를 쓰는 건 조금 힘들었지만….” 과학 관련소위원회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 기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양은 “평소에 기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기자의 꿈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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