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권사 '총회꾼 파문'등으로 고객 등돌려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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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도쿄 = 이철호 특파원]일본 증권회사들이 각종 스캔들로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서 시장점유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반면 외국계증권사들은 일본의 금융개혁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대폭 보강, 도쿄 증시를 빠른 속도로 잠식중이다.

3일 도쿄 (東京) 주식거래소에 따르면 8월중 도쿄주식거래에서 21개 외국계 증권회사의 시장점유율이 32.4%에 달해 노무라 (野村).다이와 (大和).닛코 (日興).야마이치 (山一) 등 일본 4대증권사의 시장점유율 (25.8%) 을 크게 앞질렀다.

86년 도쿄증시가 개방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외국계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은 7월보다 4.7%포인트 늘어난 반면 일본 4대증권사의 점유율은 3.6%포인트나 급락했다.

도쿄증시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일본국민 특유의 애국심이나 매출규모 대신 믿을 수 있고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주는 회사에 돈을 맡기겠다는 시장원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현상" 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노무라.야마이치증권이 총회꾼의 VIP구좌를 특별 관리해주면서 고객의 이익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진뒤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도쿄증시의 큰손들이 대거 거래선을 외국계증권사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회사별 시장점유율에서도 다이와 (10.3%) 와 닛쿄 (7%)에 이어 메릴린치가 3위, 모건 스탠리증권이 4위를 차지했다.

반면 부동의 1위였던 노무라는 총회꾼스캔들로 행정처분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 3.9%로 6위, 야마이치는 4.6%로 5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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