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지폐 쓰고 다닌 납치 용의자 잡았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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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경찰이 건넨 모조지폐를 사용하고 다닌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50분쯤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의 한 다세대 주택 쪽방에 숨어 있던 용의자 정승희(32)씨를 체포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갖고 있던 6000여만원 상당의 모조지폐를 집 앞마당에서 모두 불에 태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정씨가 도피 과정에서 추가로 모조지폐를 사용한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정씨는 공범 심모(28)씨와 함께 지난달 10일 오후 11시30분쯤 서울 내발산동의 한 제과점에 침입해 여주인을 폭행하고 승용차로 납치한 뒤 현금 7000만원을 요구했으며 경찰이 ‘미끼’로 건넨 모조지폐 7000만원을 받고 여주인을 하루 만에 풀어줬다.

정씨는 도피 중이던 지난달 17일 서울 삼성동에서 모조지폐로 700만원을 주고 250㏄ 오토바이를 구입했다가 다음 날 신길동의 한 중고 오토바이 가게에 현금 400만원을 받고 오토바이를 되판 뒤 종적을 감췄다. 그 뒤 열흘 동안 종로구·중랑구 등 서울 곳곳에서 경찰이 건넨 모조지폐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위폐 확산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편 경찰은 이미 구속된 공범 심씨로부터 정씨와 함께 또 다른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추가 범행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다.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심씨가 정씨와 함께 훔친 체어맨 승용차로 제과점 여주인 외에도 여러 차례 납치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관련 사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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